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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그대가 가고 난 뒤

   

 

 

 

     푸른 곰팡이

      -산책시 1

 

                               이문재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곡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 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란 소중한 것 가운데

하나가 우체국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우체통이 굳이 빨간색으로 칠한 까닦도.

그때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한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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