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골목길을걷다

[스크랩] 인도 쿠탑미나르

최향기 2007. 12. 27. 00:44

 
 
 
저 뒤에 보이는 5층짜리 탑이 바로 쿠탑미나르입니다.
쿠탑미나르는 델리관광에서 빠지지 않는 유적지 중 하나지요
높이가 무려 73미터이고 직경은 기단부가 15미터 최상층부는 2.5미터니까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는지요?

 

 

 



 

 

 

이건 쿠탑미나르 유적의 경내조감도인데요

항시 처음 가는 곳엔 지도가 있어야 제대로 볼 수 있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현장에는 친절한 안내문이 없으니 잘 봐두시죠.

여기엔 쿠탑미나르 말고도 그 기둥을 만드는데 힘썼던 무굴왕들의 무덤들이 같이 있거든요.
 
 
 
1. 쿠탑미나르
 


가까이 보니 멋지지 않나요?
그런데 이게 무슬림들이 델리를 지배하던 힌두왕국을 공격하여 패망시킨 후
승전탑으로 세운 것이랍니다.
인도인들의 타문화종교에 대한 수용적 태도야 유명한 것이지만
당시의 힌두왕국을 침략했던 무슬림들이 세운 승전탑을 보면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어쨌거나 이미 그들 역사의 일부를 이룬 것이니
더 이상 내남 구별이 없는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쿠뜹 웃딘 에이백 (Qutb-ud-din Aibak)이 1193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1층이 완성된 쿠탑미나르는
그 다음 통치자였던 쿠뜹 웃딘의 사위 일투트미쉬가 2층부터 4층까지 완성을 하고
1383년 페로즈 샤 투트라크가 탑의 보수공사를 하면서 4층을 두 개층으로 나눴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의 5층탑이 완성된거죠.
 
원래 이 탑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5층까지 올라가볼 수 있었다는데
사람들이 그 위에서 떨어져죽는 일이 빈번해서
결국엔 폐쇄했다는군요. ㅠㅠ
 
근 800년을 버텨온 쿠탑미나르는 전체적으로 아직도 건재하지만
부분적으로는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래 1층부터 3층까지는 붉은 사암으로, 4,5층은 대리석으로 되어있는데
기단부의 돌들을 부분적으로 새로운 사암으로 교체하고 있다는군요.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돼있습니다.
 
 
2.  알라이 미나르 (Alai Minar)
 

 
역사에는 왕왕 야심이 큰 통치자들이 나오곤 하지요.
이건 알라웃딘(1295~1315)이 모양은 쿠탑미나르와 동일하되
그 높이는 두 배에 이르는 탑을 만들겠다고 시작했다가
살아생전 1층만 짓다 죽고
후대 사람들은 아무도 이 탑을 완성하려는 뜻을 가진 자가 없어
결국 27미터에 그친 탑이랍니다.
그래도 여전히 높건만 역시 73미터에 비하니 그저 하나의 아담한 무덤같군요.^^
 
 
 
3. 철기둥
 

 
흔히 이 철기둥은 인도의 우수한 과학전통을 상징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요. 
 
이 철기둥에는 산스크리트어로 6줄의 글이 새겨져있는데
그에 따르면 굽타왕조의 찬드라굽타 비크마디트야 왕(375~413)을 기리기 위해
비하르 주의 어느 비슈누 사원 밖에 세워졌던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5세기경 주조된 것이라 추정한다면
그 역사가 대략 1500년 정도된다고 하겠는데
이렇게 노출된 상태로 그동안 조금도 녹슬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매우 불가사의한 일이랍니다.
인도의 더위와 비바람을 생각한다면 정말 그렇지요.
현대 과학으로는 도저히 이런 주조기술을 밝혀낼 수도 따라갈 수도 없다는군요.
 
이 철기둥에는 전설이 하나 있어서
등을 기둥에 대고 팔을 뒤로 돌려 기둥을 껴안고 양손을 맞잡을 수 있으면
모든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인데요
지금은 해보고 싶어도 할 수 없답니다.
사진으로 보면 아시겠지만
문화재 보호차원에서 기둥에 울타리가 쳐지고 들어갈 수 없게 막아놓았거든요.
 
흘러간 세월의 길이만큼 과거의 유적은 역사적 유물이라는 거창한 팻말과 함께
점점 후대의 손끝에서 멀어지는 것인가 봅니다.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깝게 붙잡고 놓아주지 않으려는
우리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철기둥에 새겨진 산스크리트어를 힌디어와 영어로 번역해놓은 판.
 
 
 
4.  쿠와트 울(Quwwat Ul) 이슬람 사원
 

사원 앞의 관광객들
 
 
사실 제가 쿠탑미나르를 구경하러갔던 것은 굉장히 즉흥적인 일이었고
가이드도 전문 가이드가 아닌 남편 회사 직원이었기 때문에
유적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지요.
그래서 여기에 사원과 왕들의 무덤이 함께 있는 것인지도 몰랐답니다.
절 가이드했던 친구는 선조들이 쓸데없는 건물이며 기둥을 짓느라고
자원만 낭비했다고 불평을 하길래 혼자 슬며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사진으로 돌이켜보니 위의 관광객들은 가이드로부터 
이게 무슨 사원이라는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 사원은 앞서 언급된 맘루크 왕조의 쿠뜹웃딘 에이백이 1193년부터
짓기 시작해서 1197년에 완성했다고 합니다.
사진에서는 볼 수 없지만 기도실 앞에는 5개의 높다란 아치가 세워져있는데
그것이 그 건물에 이슬람적 특징을 부여하는 것이라는군요.
아치의 가장자리에는 비문과 기하학 무늬, 아라베스크 문양이 아름답게 그려져있구요
후대의 통치자들이 증축하면서는 순수한 이슬람식 모티프만을 사용하여
아치를 장식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혹 다시 가게 되면 저도 꼼꼼히 다시 확인해보려 합니다.
 
 
 
5. 일투트미쉬 무덤
 
 

 
일투트미쉬가 죽기 일년 전인 1235년에 조성된 무덤인데
무덤 내부는 기하학 무늬 뿐 아니라
수레바퀴, 연꽃, 다이아몬드 같은 전통적인 힌두교 문양이 새겨져있다고 합니다.
 
 
 
6. 알라웃딘의 마드라사 (이슬람 신학교)
 

 
 
 
7.  알라이 다르와자
 

 
알루딘 칼지가 1311년에 세운 알라이 다르와자는 정밀한 건축과 기하학적인 장식으로
완전한 이슬람 건축양식을 채택한 최초의 건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주 귀한 이슬람 건축물 중의 하나로 꼽힌다는군요.
 
지붕에는 돔이 사용되고 붉은 사암과 대리석으로 지어진 정사각형 모양의 다르와자는
증축된 쿠와트 울 사원으로 통하는 메인 통로역할을 하구요
북쪽과 동쪽에 각각 세워진 출입구와 서족에 세운 6개의 아치까지 합치면
이슬람사원을 완벽하게 이중으로 에워싸는 모양이 된다는군요...
 
 
이렇게 더듬어보니
유적을 답사할 땐 반드시 미리 공부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유명한 장소에 다녀왔다는 것 밖에는 다른 의미가 없으니까요.
출처 : 흔적(痕迹)
글쓴이 : 보통사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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