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름을울

나는 꿈 꾼다

최향기 2008. 4. 9. 00:37

 

 

 

 

여행의 유혹 / 황동규



난세에는 떠도는 것이 상책이다.
너는 말한다.
굴원을 보라 두보를 보라 랭보를 보라
문질러진 고향을 지니고 떠도는 자들,
그들의 눈의 물에
무수히 비치는 지평선
빵처럼 부풀어오르는 지평선도 있었어.
해들이 지지 않고 서쪽 하늘에서 계속 머물러 있는
저녁도 있었어.
너는 말한다.

나는 꿈꾼다
부풀어 빵처럼 부풀어 터지는 지평선을
지평선 터진 사이로 원무를 추는
원무를 추며 지평선을 꿰매는
붉은 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