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기 2008. 5. 17. 00:25
 

 

                          

 

 

 

         
           
病 / 기형도
내 얼굴이 한 폭 낯선 풍경화로 보이기  
시작한 이후, 나는 主語를 잃고 헤매이는  
가지 잘린 늙은 나무가 되었다.  
  
가끔씩 숨이 턱턱 막히는 어둠에 체해  
반 토막 영혼을 뒤틀어 눈을 뜨면  
잔인하게 죽어간 붉은 세월이 곱게 접혀 있는  
단단한 몸통 위에,  
사람아, 사람아 단풍든다.  
아아, 노랗게 단풍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