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6일 일요일 보름달
보름달
낯설지만
가을 밤 풍경이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산책길을 걸었어요.
가로등이 만든 그림자 옆으로
조금 진한
그림자가 보였어요.
'아!'
당신이군요.
올려다 본 밤하늘에
눈길 한 번 스치기만
기다린 당신이
저를 보고 있었어요.
너무 반가워
눈물이 나왔어요.
잊고 있었던거....아니예요.
늘
보고 싶었어요.
그 날이 되면
방 안 가득 함께 이야기 했던
그 아름다웠던 날을
내 어찌 잊을 수 있겠어요.
이사를 했어요.
미안해요.
우리 집에
이사 온 아저씨에게
부탁하고 또 부탁했어요.
보름달이 뜨는 날
당신을 기다려 달라고,
그 때 까지 깨어있을 자신이 없다며
'허허' 웃었지만
언젠가....우리 집 주인이 된 그 아저씨도
아름다운 당신을 만나게
될거예요.
그 날이 와도
당신을 볼 수 없음이
이제
기억만으로
당신을 더듬어 가야하는
아린 마음이
아파서
말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언젠가
멈추어 흐르는
멀리 보이는
강 위에서
두리번 거리는
당신을 보았어요.
행여 스칠까하여
거실로 안방으로 건너방으로.......
당신을 만날 수 없었어요.
문을 열고
또
열어야 하는
문을 열고
텅 빈 강둑으로 뛰어 갔어요.
달무리는
그대 얼굴을 가리고
밤구름은
당신의 눈을 가리고......
방 안 가득 희미한 웃음과
그 은은한 떨림으로
밤이 새도록 이야기 하던
날들은
또 다른 기억들과 함께
색색 보자기에 쌓아 두어야겠지요.
이 곳이
익숙하지 않아서
자꾸 서성거려요.
당신이
무지 그리운 날이예요.
2008년 11월16일 일요일 <보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