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천의 신앙칼럼] - 최진엽 선생님의 시를 읽고서
어느덧 올해도 대림절이 시작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참 오랜 동안 제가 이 칼럼을 쓰지 않고 있었
습니다. 게으른 탓이지요.
어제 학교에서 돌아온 손녀가 담임선생님 주셨다며 월간지
"문학공간" 11월호를 가지고 왔습니다.
제239회 신인문학상 시부문에 당선된 기쁨을 가르치는 아이
들과 함께 나누워 보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최진엽 선생님의 시 한 편을 가지고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합니다.
네 편의 시가 실려 있었습니다.
그 중 "십일월의 밤"이라는 작품을 놓고 생각해 봅니다.
우선 작품 전체를 올려놓겠습니다.
십일월의 밤
- 최진엽 -
밤새 내내
그리움과 싸우다 지쳐
창에 기데어 서니
문도 열기 전에
달빛 온몸 던져 밀려옵니다
달빛 한 올 한 올 감아
정성스레 수를 놓고서
텅 빈 하늘에 펼쳐놓았는데
조심스럽게 밟고 가는 발자국마다
서러움은 왜 그리 밟히는지요
모두들 겨울이라 말을 하지만
가을이 아니고서야
햇무명 같은 그리움이
이리도 서럽게 쏟아져 오겠습니까
구멍 뚫린 가슴으로
아직도 그대 곁에 머물러 있음은
십일월 오늘밤이
가을이기 때문입니다.
두 아이의 어머니가 쓴 시라기에는 너무나도 어린 소녀적인
감성이 넘치는 작품입니다.
그러면서도 칠십이 넘은 제 마음도 그 가을에 흠씬 젖어들
고 있음은 바로 그 가을이 주는 감성이기도 합니다.
이미 오래 전에 잊어버린 젊은 날에 뚫린 구멍이 새삼 그립게
다가오는 것은 가을을 사랑하는 마음이기 때문이겠지요
아마도 선생님께서도 가을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제가 추측하기는 이 작품은 오래 전에 썼던 작품을 추고해
다시 올리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으로 우리 손녀가 좋은 선생님께서 가르침을 받고 있구
나 싶어서 기쁘기도 합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창조주의 손길이 느낄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터인데 하는 아쉬움입니다.
건필을 기원하며 하나님의 가호가 계시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