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삭둥이

인디언 썸머 / 최진엽

최향기 2015. 10. 6. 21:34


인디언 썸머 / 최진엽 




왜 함께 떠날 수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


채송화를 좋아하고

커피에 설탕 두 스푼을 넣는다는 것도

그제야 알았어.

 

가까이서 숨소리를 들었을 때

두 번째 소원을 지웠어.

진저리 치는 그림자로

모든 것을 지울 수 있었지.

 

밤새 강둑에 물이 넘쳐

모두 떠내려갔는데

늘 무심한 표정으로

계절은 나에게 오고 있어.

 

보낸 편지를 아직도 읽고 있다는데

믿을 수 있겠니?



                            < 젊은시인들 / 2015년 9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