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 델리에는 하루밖에 있지 않았습니다.
서둘러 파키스탄으로 넘어가서 중국 티벳,네팔을 거쳐 다시 델리로 돌아오게 되니
델리의 더 많은 사진들은 나중에...;;;
인도의 수도 델리에서도
기차역과 각깝고 싼 숙소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배낭여행객들이 많이 모이는 곳
" 빠하르 간지 (Pahar Ganj)",
싸구려 숙소들과 함께 여행사, 기념품 가게, 인터넷, 식당 등등등 여행객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 대부분 몰려 있는 곳이다.
자기 덩치만한 배낭을 메고 씩씩하게 걸어가는 사람들..
파란눈의 백인들부터 한국인과 일본인까지 각양각색의 국적을 가진 여행자들과,
그들에게 말을 걸며 따라오는 집요한 잡상인과 호객꾼,
그리고 그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이 이 혼란 속에서 자기 갈 길을 가는 현지인들로 항상 북적대는 곳..
게다가 인도의 많은 항공편이 뜨고 내리는 수도 델리에 있다보니
인도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설레임과 여행을 마치는 사람들의 아쉬움이 한데 섞여 있기도 한 곳이다.
깜깜한 한밤중에 도착해서 발 아래 밟히는 게 흙인지 똥인지도 모르고 지나갔었던 길,,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거리에 나선 순간 이 유명한 거리를 보았을 때의 느낌은
대략 " 정신없고 더럽다" 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한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먼저 가려고 끼어들고 소리치며 좁은 거리를 따라 레이싱을 펼치는
싸이클릭샤, 오토릭샤, 오토바이, 자전거, 그리고 자동차까지
게다가 거리에 어슬렁거리는 소들.....
잡상인의 리어카와 길바닥의 쓰레기.
정신없는 간판들과 복작대는 사람들,
어젯밤에는 카이로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불과 몇 분만에 여기에 비하면 카이로는 "꽤나 정비된 곳"이라는 것을 인정해야했다.
적어도 길에 어슬렁거리는 소는 없으니 말이다.
게다가 한여름 인도의 푹푹 찌는 듯한 더위에 땀이 줄줄 흐르고
좋게 말하면 활기차고 솔직하게 말하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 거리의 익숙지 않은 카오스를 바라보며 잠시 멍~ 하게 서 있었다.
그동안에도 땀은 연신 온몸에 흘러내리고 있었고
그 순간 나는 드디어, 여기는 서울이 아님을 깨달았다.
복잡하고 지저분하기는 했으나 내가 서 있는 이 곳은 신림동 녹두거리도 아니요, 신천의 유흥가도 아니며 종로의 뒷골목도 아니었다.
빠하르간지의 풍경은 비록 내 눈에는 지나치게 혼란스러웠지만
그 모습은 분명 이곳의 " 일상"이었다.

이곳 사람들, 그리고 이곳 소들에게는 지극이 평범한 하루일 뿐.
어제도 이랬고 내일도 이럴 것이고,
(내 생각으로는) 적어도 십년은 이런 모습일 것이다.

인도에 처음 온 여행객이 거리에 서서 평화로운 상념의 시간을 가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중독성 있는 싸구려 악기를 연주하던 잡상인은 내 손목시계를 보고 얼마냐며, 자기에게 팔라고 끈질기게 따라온다.
내 옆을 스칠 듯 지나가는 싸이클릭샤의 릭샤왈라는 나에게 고개를 돌리며 "어디가? 레드포트?? 어디든 굿 프라이스야." 라고 소리친다.
꿈을 깨듯,
나는 다시 정신없이 돌아가는 빠하르간지의 "일상" 속으로 돌아온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도에서의 아침식사로는 상당히 호사스러운 가격이었지만
어느 나라든 처음 가면 물가감각을 가지기 어려운 법이다.



한번도 타보지는 못했다.

거리에서 빈둥거리는 젊은이들..
출처 : 다음 여행 - 시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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