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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름을울

모든 날개짓이 두렵네

 

 

 

 

 

 

 

 

 

소멸의 사랑  / 정철훈



모든 사라지는 것을 믿어야 할까
우연히 다가온 바람결
미풍의 속삭임, 나뭇잎의 살랑거림
쏟아지는 햇살 가운데
내 초라한 영혼에 닿은 가없는 빗줄기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옷깃의 스침
보이지 않는 작은 힘들
이 우연한 다가섬을 믿어야 할까
시간은 흐르는데
흐르면서 흐느끼는데
견딜 수 없는 말들은
왜 지평에 걸려 넘어가지 못할까

한 번도 말하지 못했던 묵언들
내 안의 미로에 갇혀 발음하지 못했던
무의미의 혀들이
왜 벙어리말을 시작하는 걸까

저 허허로운 깃털구름이 두렵네
하늘을 날고 있는 새들의
모든 날개짓이 두렵네

날은 저물었는데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내 방황하는 영혼이 두렵네

저벅저벅 소리도 없이
나를 맴도는 것들
나를 서성이게 하는 것들
사라지기 위해 멈춰선 걸음들

소멸은 이토록 가까운데
다시 무엇이 시작된 걸까

 

 

 

 

 

 

 

 

 

 

 

 


Waves Of Amur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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