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상서랍

요령

요령(손종, hand bell)

요령은 불교의식에 사용되는 불구의 하나로 금속으로 만들어지며 청동제품이 대부분이다. 요령(搖鈴)은 상여(喪輿)가 나갈 때 소리를 매기는데 사용되기도 하며, 무속신앙(巫俗信仰)에서도 사용되기도 한다. 밀교의식에서부터 유래된 용구로 추정되며, 형태는 풍령(風鈴)과 같은 일종의 소종(小鐘)이지만, 소리를 내는 종신(鐘身)과 손잡이 부분으로 구성되어 손으로 흔들어서 청아한 소리를 내게 하는 도구이다. 종소리와는 달리 작은 종신에 비하여 고음이 나며, 이를 흔들면서 염불하게 되므로 요령이라 한 듯하다. 종신과 손잡이에는 여러 가지 장식문양을 나타내고, 특히 종신 부분에는 용 또는 불상, 사천왕 등의 문양을 조각하기도 한다.

요령은 현존하는 유품으로 순천시 송광사 소장의 금동요령(높이 20.6㎝, 보물 제176호)이 가장 유명하다. 손잡이에는 중앙에 굵은 마디가 있고 몸에는 네 모서리에 다시 굵은 선을 쳐서 네 면으로 구획하여 각 면에 커다란 용을 한마리씩 양각한 우수한 작품으로 그 연대 또한 현존 최고의 것으로 짐작된다. 그밖에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금동요령 등은 손잡이 상부에 사고형(四怯形)의 금강저(金剛杵) 형식의 조형이 있어 이들의 양식이 밀교의 의식용구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 준다. 또한 요령은 제주 심방들이 사용하는 무굿의 도구이다. 요령은 신칼과 함께 사용되고 있는데 그 모양새가 소의 목에 다는 소종과 매우 흡사하다. 사실 소종으로 요령을 만들어 사용한다는 심방도 있다. 두 개의 요령이 한 조(한 묶음이 아님)를 이루거나 또는 한 개의 요령으로 사용하는데 요령 안쪽 부분에 고정된 추가 한 개 또는 두 개가 달려 있다. 요령들이 서로 부닥치는 동시에 안쪽의 추가 종을 때려 소리를 내기 때문에 복합적인 음을 낸다.

어마요령은 왕의 말 목에 달아 놓았던 방울로 정중앙 2cm 정도를 기점으로 6각을 형성하고 있다. 그 상부에는 영추가 잇고, 앞 뒷면에도 이에 연결되어 6각으로 모가 있다. 한편 앞뒷면 정중 네모꼴 안에는 양각명문이 있는데 이를 보고 순조2년(1908) 봄, 공부에서 어마용 요령으로 주조했음을 알 수 있다. 육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금강령은 불교의식 때 흔들어 소리를 내어 여러 불·보살들을 기쁘게 해주고 어리석은 중생을 성불(成佛)의 길로 이끌어주는 불구의 하나이다. 그 형태는 종(鐘)에 번뇌를 없애준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금강저(金剛杵)의 형태가 합쳐져 만들어진 것이다. 금강령은 인도에서 유래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중국 당대(唐代) 불교로 수용되면서 금강저와 함께 밀교(密敎) 의식을 수행하기 위한 특수한 법구(法具)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밀교가 하나의 종파로 뚜렷하게 부각되지 못하고 다른 종파에 습합되는 불교사상의 흐름에 따라 금강령도 종파적인 구별 없이 일반적으로 행하는 불교의식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금강령은 손잡이의 형태에 따라 독고령, 3고령, 5고령, 9고령, 보주령(寶珠鈴), 탑령(塔鈴) 등으로 분류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현재 3고령과 5고령만 볼 수 있다. 몸체에는 주로 불법을 수호하는 오대명왕(五大明王)을 비롯하여 사천왕, 팔부중(八部衆) 등 호법신장상이 표현되어 있다. 이 밖에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용(龍)을 표현한다든가 명왕과 독고저를 교대로 배치한 특이한 형식의 금강령도 전해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요령(搖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작시기는 대체로 고려시대로 보인다.

  

'책상서랍'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부영기자  (0) 2009.09.05
독립영화전용관  (0) 2009.08.26
용인 상여 소리   (0) 2009.08.23
향두가  (0) 2009.08.23
[스크랩] [서울] 41년만에 개방하는 우이령 길을 맨발로 걸어보자.  (0) 2009.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