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최진엽
텅빈 바다를
마당비로 쓴다는
작은 절집에 앉아
말없이 지는 해를
바라보다가
고운 노을빛
잠시 머문
그대 손등에
내손 가만
머물고 싶은데
저
갯벌마당 끝에서 불어오는
저녁 바람에
그만,
붉게 물든 하늘만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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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문학공간>< 2009.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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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엽시인은 광주교대, 숭실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교사로 있다.
<삐약삐약><우물가의 여인>의 시로 낯익은 시인,
잔잔하지만 어린이 같은 순수함이 베인 선생의 시풍을 여러차레 읽었는데,
오늘은 가련하디작은 禪스러운 글에 정돈 되어 몸을 비워 나갔다.
비워짐이란 슬픈 것이다. 그러나 비워진다는 것은 준다는 것이니 이 또한 행복함이다.
가난한 노을이 잠겨갈 저 푸른 바다 끝의 연인,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놓친 연민, 세상은 정이 아닌 것이 없었고
스승이 아닌 것이 없었다, 낮게 더 낮게 드리운 노을은 그를 담가 해수면의 하늘과 땅에서 타오르고 싶다.
해탈에서 진리란, 山河란, 바다이고 바다다
그가-바다로 만난 곳, 잉태를 위한 바다, 또, 이를 잠들게하는 저녁 바람은 무엇인가.
연민이란 찾아가서 부르는 이름이라는 것, 기달려서야 돌아 본 노을에게서
게으른 진리를 깨워 갔다.
인간의 몫이다...이민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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