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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우체국

쉰 살 아침 풍경

 

따르릉~  ♪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우리 딸

건강하고!

그리고

너도 이제 쉰이다.

이제 부터는

몸조심해야 한다.

어디론가

팔짝팔짝 뛰어 다니는

네가 걱정이다.  < 우리 이쁜 엄마>

 

 

그래 아빠다.

올해도

늘 활짝 웃고

건강해야 한다.

늘 아이 같은 내 딸이 벌써 쉰이라니!

몸 잘 보살펴라

이제는 몸도 돌보며 할 일 해야 한다. < 나 보다 더 젊게 사시는 우리 아빠>

 

 

 

당신도

이제

먼 곳 여행을 삼가하고

위험한 곳 가지말고

부모님 말씀처럼

몸 살펴가며

잘 때는 자고

쉴 때는 쉬어요.

이제는 같은 오학년이네~ 잘 해 봅시다. <늘 집에 콕 박혀 있기를 바라는 울 남편>

 

우리 엄마가 오십!
으악!
엄마!

아무리 봐도

내 여친보다 더 젊어 보이는데요~ <넘 넘 착한 우리 큰아들>

 

엄마!

몇 살?

열일곱 살!

ㅋㅋ

그런데

왜? 엄마를 쉰 살이라고 그래?

우리 엄마는 영원히 열일곱이라고 했잖아요.

우리 엄마에게 누가 쉰이라고 말하면

내가 혼내 줄게요.  ㅋㅋ< 넘놈 사랑스러운 귀염둥이 막내아들>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은

이렇게

나의 쉰 살 아침을

축하 해 주었다.

 

 

그런데

거울에 마주한 나는 여전히 열일곱 살이다.

웃으면 만들어진 가는 웃음주름도,

간직한 그리움으로 설레는 마음도

아름다운 풍경만 바라보는 눈빛도.

여전하다.

 

 

                                                                                                                     2009년 1월 1일 목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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