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여섯 시 / 최진엽
보이는 것들은 몸을 숨기고
보이지 않는 모든 것들은
단단해지던가요
지하철에서 연주하던
남자의 목도리에 흰 달이 떴어요
비상시 사용하는 문은 열리지 않았고요
어디로 가는지
나무들의 윤곽이 서서히 사라지면
기다리지 마요
창문이 환하도록 불을 켜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잿빛 고양이를 찾아요
들어온 시간은 움켜쥐는 것이 아니랍니다
일몰을 따라
골목까지 뛰어가지 않아도
낮은 노래는 부를 수 있어요
온기가 흐르는 창문은 열어두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이 흐르도록 말이에요
『미네르바 2016년 봄호 / 통권 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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