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첩 / 최진엽
피리 부는 남자가 왔어요
작은 문을 열었군요
벽과 벽 사이에
나비를 그리고 있는 것을 보았어요
문이 반쯤 열려있었고
문 밖에 나온 여자는
의미 없는 말을
의미 있는 것처럼 했어요
먼지 쌓인 모자 속에는
말더듬이 노란 뱀이 살아요
은색 굴을 여섯 개나 뚫어 놓았지요
무슨 짓을 한건가요
손에 잡히지 않는 목소리 때문이라는데
지금이 기회예요
당신만 대답할 수 있는
『See, 시, 詩 2016년 3월호』
Vladimir Horowitz ,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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