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칠삭둥이

불혹인데 / 최진엽

 

 

 

 

              불혹인데 / 최진엽



      텅 빈 밤
      텅 빈 방에서
      누군가를
      떠 올리며
      묻고 싶은데
      생각 마저
      텅 비어 버렸습니다.

      목까지 차오르는
      울음을 삼키고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토하고 싶었는데
      무슨 말로
      시작해야 하는지
      다 잊었습니다.


      이 만큼의
      세월을 살면서
      아직도 이해 못하는 것들
      투성이인
      삶을 생각하면
      한참이나
      가슴을
      두드려야
      숨을 쉴 수 있습니다.


      탁,
      탁!
      탁?
      탁,
      숨을 내뱉고
      밤하늘을 봅니다.

      내 나이 불혹인데…….

       

       

       

                                                    <부표 , 2004년 봄 호>

       

       

       

       

       


'칠삭둥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 / 최진엽  (0) 2010.02.07
우물가의 여인  (0) 2010.02.07
석모도 가는 길 / 최진엽  (0) 2010.02.07
답십리에 가면   (0) 2009.09.30
새장을 열다 / 최진엽  (0) 2009.09.30